오늘날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짧은 영상을 소비합니다. 지하철에서,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점심시간의 짧은 휴식 시간에 사람들은 10초, 15초 남짓의 콘텐츠를 보며 웃고, 배우고, 또 구매를 결정합니다. 특히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와 같은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짧고 강렬한 경험을 제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고 역시 짧아지고 있습니다. 불과 몇 초 안에 주목을 끌고,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며, 구매 행동까지 유도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길고 서사가 있는 전통적인 광고는 이제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일지 아니면 여전히 필요하고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광고가 대세가 된 이유
1) 집중 시간이 짧아진 소비자
스마트폰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소비자의 집중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길고 복잡한 설명보다 짧고 직관적인 메시지를 선호합니다. 과거에는 30초짜리 광고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6초 광고조차 “길다”고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브랜드가 소비자의 주목을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2) 숏폼 플랫폼의 일상화
틱톡, 릴스, 숏츠 등은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에서는 길고 느린 영상은 소비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짧고 강렬한 재미, 혹은 바로 도움이 되는 정보입니다. 따라서 광고도 이 환경에 맞추어 짧게 제작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3) 간결한 메시지와 빠른 확산
짧은 광고는 단순히 길이를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던지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해야 합니다. 또한 짧은 만큼 가볍게 공유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됩니다. 재미있는 한 문장, 귀에 꽂히는 멜로디, 직관적인 비주얼은 밈으로 소비되며 브랜드를 순식간에 퍼뜨립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짧은 광고는 단순히 로고와 짧은 효과음만으로도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킵니다. 불필요한 설명 없이 단순히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얻는 것이 숏폼 광고의 강점입니다.
긴 광고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
1) 스토리텔링이 주는 힘
짧은 광고가 주목을 끌어내는 데 강력하다면, 긴 광고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담고 감정을 건드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 때문에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 이야기, 가치에 공감할 때 충성심을 갖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입니다. 애플은 몇 분짜리 광고 영상 속에서 단순히 제품의 스펙을 설명하는 대신, 창의적인 사람들이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애플을 단순한 전자제품 브랜드가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또한 나이키는 사회적 이슈를 담아낸 2~3분짜리 광고를 통해 단순히 운동화를 파는 것이 아니라 ‘도전과 포용의 아이콘’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런 스토리텔링은 짧은 광고로는 결코 전할 수 없는 깊이를 제공합니다.
2) 선택해서 보는 광고의 시대
예전의 긴 광고는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중간에 강제로 소비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가 직접 보고 싶을 때 찾아보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유튜브, 브랜드의 공식 채널, 심지어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긴 광고성 영상은 사람들이 스스로 클릭해서 시청합니다.
도브의 ‘리얼 뷰티’ 영상은 3분이 넘는 길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억 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강제로 보여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보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긴 광고는 이제 강제 노출이 아닌, 보고 싶은 콘텐츠일 때 힘을 발휘합니다.
3)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하는 힘
짧은 광고가 소비자에게 순간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한다면, 긴 광고는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인식과 충성도를 쌓습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이 브랜드를 본다”에서 끝나지 않고, “이 브랜드는 내 가치관과 맞는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긴 광고는 브랜드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하나의 경험과 철학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숏폼과 롱폼의 공존: 전략적 활용법
1) 소비자 여정에 따른 역할 분담
광고의 길이는 그 자체로 우열이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고, 관심을 갖고, 구매를 결정하고, 충성도를 높여가는 단계별 여정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합니다.
인지 단계에서는 짧은 광고가 효과적입니다.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빠르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고려 단계에서는 긴 광고가 필요합니다. 제품의 차별성과 브랜드의 스토리를 충분히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충성 단계에서는 긴 광고가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강화해 장기적 관계를 구축합니다.
2) 짧은 티저와 긴 메인 영상의 결합
최근 많은 브랜드가 하나의 캠페인을 여러 형식으로 쪼개어 운영합니다. 짧은 티저 영상으로 SNS에서 화제를 만들고, 긴 메인 영상을 유튜브나 브랜드 채널에서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시 광고는 먼저 15초짜리 티저 영상으로 주요 특징을 노출한 뒤, 3분짜리 메인 영상에서 실제 사용 사례와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면 짧은 광고로는 관심을 끌고, 긴 광고로는 감정을 설득하는 선순환이 가능합니다.
3) 재미와 몰입감의 균형
결국 중요한 것은 광고의 길이가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몰입감입니다. 긴 광고라도 재미있고 감동적이라면 사람들은 끝까지 봅니다. 반대로 짧아도 지루하다면 바로 스킵당합니다. 즉, 핵심은 “시간 대비 가치”입니다. 소비자가 느끼는 보상의 크기가 크다면, 길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같은 수준의 퀄리티를 가진 브랜디드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이건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영상 콘텐츠”라는 인식을 줍니다. 이 경우 긴 광고는 오히려 환영받습니다.
결론적으로 긴 광고는 사라지지 않고, 역할이 달라질 뿐입니다.
숏폼 시대에도 긴 광고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다만 그 존재 이유와 쓰임새가 달라졌습니다. 짧은 광고는 빠르게 주목을 끌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강력합니다. 반면 긴 광고는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전달하며 소비자의 감정을 움직이고, 충성도를 쌓는 데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브랜드가 고민해야 할 것은 “광고를 얼마나 길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맥락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입니다. 짧은 광고와 긴 광고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브랜드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두 축입니다.
숏폼은 불씨를 만들고, 롱폼은 불을 지피며 오래 타오르게 합니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길이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