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하루 평균 약 3,000개 이상의 광고 메시지를 접한다고 합니다. 길을 걸을 때 보이는 간판, 지하철역의 디지털 사이니지, 유튜브의 프리롤 광고, 인스타그램 피드에 스며든 스폰서드 콘텐츠까지. 우리는 광고를 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들의 광고에 대한 태도가 늘 양가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광고는 귀찮고 불편하다”고 불평하면서도, 광고가 나오면 끝내 보고, 때로는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패러디하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광고가 싫으면서도 여전히 소비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양가적 감정
1) 강제성과 익숙함의 공존
광고는 대체로 강제적입니다. 유튜브에서 5초를 기다려야 스킵할 수 있고, TV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삽입되며, 앱을 실행하면 팝업 광고가 뜹니다. 이 때문에 광고는 흔히 소비자 자유를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강제성은 광고를 익숙한 배경 소음처럼 만들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싫다고 하면서도 매일 광고와 함께 살아가며, 그 안에서 특정 브랜드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2) 문화적 코드로서의 광고
광고는 단순 판매 도구가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한국에서 “내일은 맑음”이나 “그녀의 자장가는 나였다” 같은 CF 카피는 세대를 아우르는 밈이 되었습니다. 미국 슈퍼볼 광고는 ‘축구 경기’보다 광고를 더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문화적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광고 자체를 싫어한다고 하면서도, 광고를 통해 시대의 유행, 유머, 감성을 공유합니다.
3) 심리적 저항과 은밀한 호기심
광고에 대한 불만은 소비자가 스스로 “나는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는 자기 인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브랜드가 이번에는 어떤 광고를 냈을까?”, “왜 논란이 됐을까?” 하는 호기심이 그들을 광고 앞으로 다시 불러옵니다. 최근 American Eagle의 Sydney Sweeney 청바지 광고나, 한국의 모 제약사 파격적 카피 광고가 SNS에서 회자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이상하다”, “불편하다”면서도 영상을 끝까지 보고 공유했습니다. 광고는 소비자의 저항과 호기심 사이에서 존재합니다.
광고가 소비를 이끄는 심리적 메커니즘
1) 반복 노출 효과
심리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연구에 따르면, 어떤 대상이라도 반복적으로 접하면 호감도가 높아집니다. 이를 단순 노출 효과라 부릅니다. 광고가 싫다고 하면서도, 소비자는 반복 노출을 통해 브랜드를 무의식적으로 각인하게 되고, 구매 순간에는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싫은데 자꾸 보이니 결국 산다”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했을 것입니다.
2) 감정 자극과 기억 강화
광고는 정보를 넘어 감정을 자극하는 장치입니다.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은 동기부여를, 애플의 광고는 혁신과 창의성을, 도브의 ‘Real Beauty’ 캠페인은 사회적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심지어 불편하거나 충격적인 광고도 기억에는 강하게 남습니다. 금연 광고처럼 일부러 충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싫다고 하면서도 결국 기억하는 것은, 광고가 감정의 강도를 극대화하기 때문입니다.
3) 사회적 대화와 밈으로의 전환
광고는 종종 소비자들 사이의 대화 소재가 됩니다. 슈퍼볼 광고를 다음 날 직장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거나, “그 광고 카피 웃기지 않았어?”라고 친구와 얘기하는 순간 광고는 사회적 밈으로 기능합니다. 최근 GAP의 Katseye 데님 광고가 TikTok에서 밈으로 확산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소비자는 광고를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사회적 대화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광고를 소비합니다.
4) 정보 제공과 선택의 실용성
광고는 짜증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용적인 정보 창구이기도 합니다. 신제품 출시, 할인 행사, 서비스 변화 등은 소비자가 실제 구매 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일수록 광고를 “싫지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브랜드가 배워야 할 시사점
1) 강제 노출보다 ‘자발적 소비’를 유도하라
소비자가 광고를 싫어하는 이유는 강제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광고는 오히려 자발적으로 소비됩니다. 애플이 광고를 단순한 제품 설명이 아니라, “인류의 창의성”이라는 메시지로 풀어내거나, 올리브영이 Z세대의 밈을 차용한 숏폼 광고를 만드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브랜드는 광고를 보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로 바꿔야 합니다.
2) 짧고 강렬하며, 공유 가능해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의 집중 시간은 갈수록 짧아집니다. 따라서 광고는 길게 설명하기보다 짧고 임팩트 있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SNS에서 공유될 수 있도록 유머, 음악, 밈 코드 등을 담아야 합니다. GAP의 광고가 “밈화”되며 수억 뷰를 기록한 것은 그 자체가 공유 가능한 콘텐츠였기 때문입니다.
3) 불편함의 전략적 활용
광고가 불편하면 반발이 생기지만, 때로는 그 불편함이 사회적 이슈와 맞닿을 때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Dove의 ‘Real Beauty’ 캠페인은 기존 미의 기준을 깨뜨리는 불편함을 주었지만, 동시에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 브랜드 가치를 강화했습니다. 반대로 American Eagle의 청바지 광고는 불편함이 소비자 신뢰를 흔드는 방향으로 작동했습니다. 즉, 불편함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광고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4) 광고를 경험으로 확장하라
이제 광고는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체험하는 것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인스타그램 AR 필터, 로블록스 속 브랜드 맵, 팝업스토어 같은 체험형 광고는 소비자가 ‘광고를 본다’기보다 ‘브랜드와 놀았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광고는 싫은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경험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광고는 싫어도 피할 수 없는 ‘현대의 문화적 공기’입니다.
소비자는 광고를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광고는 그들의 기억에 남고, 대화에 오르내리며, 구매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광고가 단순한 상업적 도구를 넘어 현대인의 일상과 문화, 감정에 스며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에게 중요한 교훈은 분명합니다. 강제로 보여주기보다, 보고 싶게 만들어라. 길게 설명하기보다, 짧고 강렬하게 각인시켜라. 불편함을 무기로 삼되, 공감으로 마무리하라. 광고를 경험으로 확장해 소비자가 참여하도록 하라.
광고는 사랑받기 힘든 존재이지만, 잘 만든 광고는 소비자가 “싫다”면서도 끝내 보고, 기억하고, 행동하게 만듭니다. 결국 광고의 진짜 힘은 “소비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경험으로 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